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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신현기] 어느 아버지의 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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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기간 (사업내용 개발 후 작업 예정)
등록일 2020-07-16 오전 10:11:17

어느 아버지의 후회

 

 

신현기(단국대 특수교육과 교수)

 

 

 

아이가 달을 보고있는 그림

 

 

하나님 아버지, 지금까지 우리 아이들의 마음을 아프게 한 것을 용서해 주세요. 저는 태어날 때부터 가난하였기에 그 가난이 너무도 싫었어요. 그래서 아이들에게 크고 좋은 집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해주면 아이들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어요. 그래서 밤이고 낮이고 열심히 일을 하여 좋은 집을 장만하여 아이들에게 편리한 환경을 만들어 주었지요. 그런데 아이들이 제 생각과는 달리 점점 더 이상하게 성장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한 결과를 초래한 것은 모두 나에게 책임이 있음을 나중에 깨달았어요. 저는 돈으로 아이들을 행복하게 해 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 나머지 그저 돈을 버는데 혈안이 되어 있었던 거예요. 정작 나의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아빠인 나의 사랑이었던 것을 왜 미처 몰랐었는지 돌이켜 생각해보면 지금도 후회가 되요. 결국 나 때문에 아이들은 사람보다 물건을 더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되고 말았어요.

저는 아이들에게 매를 들면 아이들은 바르고 강하게 자라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결코 그렇지 못하였어요. 오히려 저만 진심어린 대화를 통해 아이들을 훈계하여 바른 길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하는 지혜를 일어버리는 결과를 초래하였습니다.

아이들에게 간섭하지 않으면 버릇없고 독단적인 사람이 되리라 염려하여 끊임없이 간섭을 하였습니다. 그러자 저의 큰 아이가 저를 대신해 동생들의 자상한 아버지가 되고 말았어요.

결국 제가 아이들에게 가르친 것은 아이들로 하여금 나에게서 도망가는 방법이었어요.

어쩔 수 없어 제 스스로 상담사를 찾아가 저와 아이들의 문제에 대하여 상담을 요청하게 되었어요. 그때 들은 이야기가 잔소리에 대한 정의였습니다. “잔소리란 옳은 말을 기분 나쁘게 전하는 것”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아이들에게 옳은 말만 해 왔었다고 생각하였는데 아이들에게는 이 모든 옳은 말이 고스란히 기분 나쁘게 들릴 수 있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퍽이나 당혹스러웠습니다. 그래서 상담사에게 이일을 어떻게 하면 되돌릴 수 있는지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그 분이 하시는 말씀이 “잔소리를 한 기간만큼 즉, 옳은 말을 기분 나쁘게 한 기간만큼 옳은 말을 기분 좋게 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옳은 말을 기분 좋게 하는 것”을 “격려”라고 또 정의 내려 주었습니다. 결국 아이들을 바꾸려고 하기에 앞서 나를 먼저 바꾸라는 것으로 들렸습니다. 그러고 보니 모 TV 방송국에서 하는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라는 프로그램을 보면 제목과는 달리 전적으로 엄마와 아빠가 달라지는 방법을 훈련하더군요. 먼저 가는 선배는 따라오는 후배를 바꾸는 존재가 아니라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존재임을 알게 되었어요. 그때부터 정말이지 닭살이 돋는 실천행동을 하나씩 하게 되었어요. 카톡을 통하여 아들에게 격려 문자를 날리는 것이었어요. 한 번도 해보지 않은 것은 하려는 정말 힘들었는데 더 힘들어 하는 것은 저의 아들이었어요. 아들은 저에게 제발 안 하던 짓을 하지 말고 하던 대로 차라리 욕을 하든지, 때리든지 하라는 것이었어요. 그래서 저는 아들에게, 그동안의 너와 나의 관계가 이렇게 된 것이 절대로 아버지의 잘못이었음을 고백하고 지금 하는 아빠의 행동은 그동안의 잘못에 대한 반성문 숙제를 하는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이상한 짓에 대한 효과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빠르게 나타났어요. 3개월도 지나지 않아 아이에게서 아버지의 관심과 사랑이 회복된 것이었어요. 그것은 자식에 대한 부모의 더 나은 물리적 환경의 개선이 아닌 부모와 자식이 상대방을 대하는 바른 사랑의 태도를 회복시켜 준 결과로 나타난 것이었어요.

행복은 환경 더하기 태도(행복=환경+태도)가 아니라 환경 곱하기 태도(행복=환경×태도)라고 하더라고요. 곱하기이기에 태도가 망가지면 즉, 0이면 환경이 아무리 좋다고 하여도 행복은 0이 된다는 말이더군요.

장관을 지낸 어느 분은 가장 좋은 영어 단어를 들어 그 단어를 구성하는 스펠링의 순서대로 점수를 부여하여 그 합이 100점이 되는 단어를 찾기 시작하였습니다. 돈(Money: 13+15+14+5+25=72점)은 아니었고, 사랑(Love=54점)도 아니었고, 공부 열심히 하라(Hard Work=98점)도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다름 아닌 태도(Attitude:1+20+20+9+20+21+4+5=100점)였습니다.

10월의 맑은 가을 하늘을 바라보며 우리의 태도를 점검하고 바른 태도로 고쳐 놓기 좋은 계절입니다. 그럴 때 그 동안의 우리의 잘못을 우리 아이들로부터, 나아가 하늘로부터 용서를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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