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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수업] 강강술래, 놀아보셨나요?
사업영역 [비활성] 교육사업 > [비활성] 놀이/체육
사업기간 (사업내용 개발 후 작업 예정)
등록일 2020-07-16 오전 9:20:38

 

놀이로크는 아이 '강강술래, 놀아보셨나요?'라는 제목 사진 입니다.

 

가을 방학 같았던 추석이 지났습니다.

깜짝 퀴즈 : ‘추석’에 하는 대표적인 놀이, 무엇일까요? 소시적 공부 좀 하신 분들은 기억하시겠죠? 정답은 강강술래! 그런데 강강술래, 놀아보셨나요? 운동회 때 공연으로 보여주던 강강술래 말고, 진짜 강강술래를 놀아보셨는지요?

 

무려 19년 동안 진행된 우리나라 유일의 놀이캠프(2박 3일 내내 아침부터 놀고, 밥 먹고 놀고, 낮잠 자고 또 놀고, 깜깜한 밤 까지도 노는 캠프)인 도깨비캠프에서는 2박 3일의 마지막 밤, 모두가 함께 모여 강강술래를 놀며 대미를 장식한답니다. 그 마법 같은 기억을 잊지 못해 집에 돌아와서도 입에서는 ‘뛰어보세 뛰어보세 강강술래, 윽신윽신 뛰어나보세 강강술래/ 문지기 문지기 문 열어주소 열쇠 없어 못 열겠네’를 중얼거리기 일쑤이지요.

학교에서도 아이들과 이 마법 같은 놀이를 꼭 한 번 놀아보고 싶었지만, 특수학급인 우리 반에선 모두 모여 봐야 몇 명 안 되어 한 줄로 만들어 노래만 부르며 교실을 돌아다니는 데 만족해야 했습니다. 그 아쉬움을 달래고자 올 3월, 1학년 선생님들과 추석 즈음에 1학년 전체(3학급 90여명)가 강당에서 강강술래를 한판 해보기로 계획하였습니다.

 

처음엔 동그랗게 손을 잡고 도는 법부터 배웠지요. 오른손은 손등을 하늘로, 왼손은 손바닥을 하늘로 하라고 했더니, 어떤 아이가 오리나 펭귄 같다고 하더군요. 아이디어가 좋아서 오리 모양으로 만들어 손을 잡으라고 했더니 아이들은 ‘꽥꽥’ 소리를 내며 강강술래 원을 만듭니다. 걷기, 뛰기 연습을 할 때엔 1학년 교실이 2층에 위치해 있는데, 뛰면 아래층이 시끄러울 것이라고 걱정을 하는 아이의 해맑음에 조용히 웃음이 나왔습니다

덕석몰기는 덕석(멍석)이 생소한 아이들에게 덕석의 모양과 쓰임을 설명해 주고 우리 모두가 덕석이 되어볼 거라고 했더니 킥킥대며 잘 따라 합니다. 이번엔 우리 모두가 고사리가 될 거라고 하자 1학년 아이들은 자리에 앉아서 예쁜 고사리 모양이 되어 고사리꺾기를 합니다. 청어 엮기는 정말 어려웠습니다. 그래도 손을 놓지 말고 선생님만 잘 따라오면 된다고 했더니 모두들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손을 놓지 않고 한 반 아이들이 모두 청어가 되어 엮였습니다. 그러자 한 아이, 물고기가 참 힘들었겠다고 합니다. 앞사람을 따라가면서 줄줄이 대문을 만들고 그 사이를 지나가는 대문놀이를 할 때엔 아이들이 참으로 즐거워 보였습니다.

남생이 놀이는 ‘남자’,’여자’,’안경 낀 사람’,’1학년 1반, 2반, 3반’,’머리가 긴 사람’,’예쁜 사람’,’선생님’ 등 다양한 특징을 가진 아이들이 선생님의 주문에 따라 원 안으로 들어와 신나게 놀고 들어갑니다. 이렇게 여러 번 놀다 보니 아이들이 서로의 공통점을 발견하기도 하고, 다른 점도 자연스럽게 인식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강강술래가 예전에 한 마을에 살지만 서로의 다른 점을 놀이를 통해 이해하면서 둥글게 둥글게 살아보자고 했던 놀이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특수교사인 제가 주도하여 강강술래를 1학년 전체를 대상으로 대대적으로 놀게 된 건, 1학년에 우리 반(특수학급) 민주(가명)가 있기 때문입니다. 민주가 아이들과 함께 강강술래를 한다는 것은 큰 도전 과제였습니다. 민주는 강당에 오면 맘껏 소리 지르고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였거든요. 더군다나 전체 강강술래에서는 특수교사인 저는 노래를 부르면서 놀이판 전체를 주도를 해야 했고, 각 반 담임선생님들은 각 반의 강강술래 선두를 해야 했기에 민주가 과연 강강술래를 잘 할 수 있을까 많이 걱정되었습니다.

 

하지만 그야말로 기우였지요! 1학년 전체가 강강술래를 해보니 강강술래를 왜 ‘대동놀이’라고 하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처음 강강술래를 연습을 할 때 민주 뿐 아니라, 많은 아이들이 손을 놓기도 하고 무릎을 바닥까지 굽히면서 장난을 치기도 했습니다. 민주는 계속 손을 놓아서 반 아이들한테 원망의 눈초리도 받기도 했지요. 그럴 때 저는 다른 아이들을 대할 때 보다 더 무서운 표정을 짓기도 하였습니다.

드디어 강강술래를 하기 위해 3개 반이 모인 날, 민주는 강강술래를 하는 내내 손을 놓거나 원을 이탈한 적이 없었답니다. 담임선생님이 대문놀이 때를 제외하고는 민주 옆에 있지도 않았는데 말이지요. 민주는 함께 하는 놀이라는 분위기에 압도되어 아이들 속에서 함께 하나가 되어 강강술래를 하였습니다.

 

올해 개교한 우리 학교, 선생님들도 아이들도 참 다양합니다. 아이들과 강강술래를 놀면서 느낀 것은 1학년 아이들이지만 서로 다른 개성이 분명한 아이들이라는 점입니다. 1학기 때는 1학년이 2개 반이었지만, 전입생 수가 늘면서 2학기 개학을 하며 3반으로 다시 분반이 되었습니다. 새 친구들과 적응을 하면서 각 반의 다양성을 몸소 다시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강강술래 놀이는 추석을 맞이하여 풍요로운 마음에 마을에서 서로의 다양성을 인정하면서도 마을 구성원의 소속감을 느꼈던 놀이가 아닌가 싶습니다. 늘 특수학급 아이들과 간단하게 강강술래를 했는데 1학년 전체가 한 강강술래는 나에게 있어서 또 하나의 인식개선의 장이었습니다. 우리반 아이는 강강술래 내내 분위기에 압도되어 열심히 하였습니다. 우리는 모두 다르고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강강술래를 통해서 우리는 모두 같은 학년, 같은 학교 학생들 우리는 모두 소중한 존재하는 것을 서로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놀이는 참 대단한 힘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 우솔초 교사 박윤희 >

강당에서 약 90여명의 아이들이 강강술래하는 사진 두 장과 청어엮기 놀이를 하는 사진 두 장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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