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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수업] 이름이 아니, 방학이 뭐예요?
사업영역 [비활성] 교육사업 > [비활성] 놀이/체육
사업기간 (사업내용 개발 후 작업 예정)
등록일 2020-07-16 오전 9:19:46

놀이로크는아이  '이름이 아니, 방학이 뭐예요?'

 

 

어떤 때에 가슴이 아프신가요? 언제 걱정되고, 행복하세요? 또 어떻게 하면 힘이 나시나요? 아래는 서울진관초등학교 4학년 아이들이 적은 <나의 감정 사전>입니다.

1. 가슴아파 - 키우던 강아지가 아파서, 할아버지 할머니가 돌아가셔서(3명), 누가 죽었을 때, 실연당해서, 엄마와 아빠가 싸울 때, 돈을 잃어버려서 / 2. 걱정돼 - 아빠가 수술할대, 할아버지가 돌아가실까봐, 내가 졌을가봐, 거북이가 아파서, 강아지를 잃어버려서, 시험 못 볼까봐, 시험을 못봐서 엄마에게 맞을까봐, 다칠까봐, 만사가 안풀려서, 동생들이 없어졌을 때, 다음 주에 여행을 못 가게 될까봐 / 3. 행복해 - 돈이 있으면, 친구들과 함께 놀러 가서, 선물 받았을 때, 새로운 것을 발견할 때, 친구가 많아서, 시험 100점 받아서 / 4. 힘이 나 - 엄마가 나에게 휴대폰을 사 줘서, 가족이 있어서, 좋아하는 것을 할 때, 득템 했다!, 응원해줘서

 

아이들의 마음이 보이시나요? 저는 아이들이 적은 100가지 감정 단어들을 하나하나 읽으며, 시험이나 공부에 힘들어하는, 하지만 친구와 가족을 사랑하는 아이들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답니다.

 

 

여름입니다. 여름은 더워야 제 맛이라지만, 올해 여름은 유난히 힘들었습니다. 절약 냉방하느라 11:30~2:30까지만 한시적으로 에어컨이 가동되어, 6월 중순부터 학교는 연일 찜솥! 아이들은 날마다 비지땀을 흘리며 하루하루를 그야말로 버텨냈습니다.

 

드디어, 방학!

점심시간에 만난 아이들에게 물었습니다.

“방학 때 뭐하니?”

“그냥, 방과 후 수업 들으러 학교 오고, 학원 다니고 그렇죠.”

“여행은 안 가?”

“가긴 가겠죠.”

이런 시큰둥한 반응이라니! 물어본 제가 괜히 머쓱해졌습니다.

 

아이들에게 방학은 무엇일까요? 재작년엔가 초등학생 딸을 둔 친구가 2박 3일 캠프와 학원 사이에서 고민을 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방학이면 학원가는 특강으로 북적북적 한다죠. 정말 아이들에게 방학은 어떤 의미일까요?

 

남편은 사남매, 모두 아홉 명의 조카가 있습니다.

큰 조카는 대학 3학년, 막내는 올해 초등학교 1학년입니다.

사남매는 각각 고향인 서산과 서울, 경기도 광주와 고양에서, 멀지는 않지만 다들 바쁘게 사는지라 자주 만나기는 쉽지 않습니다.

 

재작년 겨울부터 초등학생인 조카 다섯 명은 방학마다 네 집을 사나흘에서 일주일씩 머물며 거의 2~3주를 함께 놉니다. 아니 그 이전부터 세 집 아이들은 그렇게 지냈지요. 우리 집엔 아이가 없어 제외였지만, 워낙 조카들과 끈끈한 삼촌은 방학 때 아이들을 데려와 함께 지내고 싶어 했습니다. 놀아주는 건 삼촌 몫이나, 외숙모인 저는 아이들 끼니 챙길 생각에 조금 부담스럽기도 합니다. 더구나 아이를 키워보지 않은 저로서는 아이들 입맛에 맞는 메뉴 선정에 한 걱정이지요. 하지만 오랜만에 만나 함께 어울리는 아이들은 그야말로 제대로! ‘어린이’의 얼굴입니다. 덩달아 우리 부부도 잠시 어린 시절로 돌아가곤 하지요. 작년 여름엔 살인적인 무더위에도 아랑곳 않고, 삼촌은 아이들을 공원에 데리고 나가 삼촌이 어렸을 적 운동장에 그리고 놀던 ‘찍고 찍고’란 놀이를 가르쳐 주었습니다. 아이들은 물론 삼촌까지 그야말로 해맑은 표정으로 땀에 푹 절어 들어오던 모습들이 떠오릅니다. 아마도, 아이들이 우리 집에 와 있는 동안 세 집 어른들은 고요를 즐기셨겠죠!

방아깨비를 잡은 어린여자아이의 모습이예요.어린이들과 함께 게임을 하는 모습이예요.

 

제 고향은 강원도 평창, 시골에서 자랐지만 늘 집에 콩 박혀있었던 탓에, 네 살 터울인 남동생과는 마치 다른 곳에서 자란 양 서로의 어린 시절 기억이 다르답니다. 그래도 방학이면 서울에 있는 큰댁에 와서 며칠 씩 지내며 놀이공원이나 백화점엘 갔던 기억이 있습니다. 뒤이어 사촌 언니들도 우리 집에 함께 와서 여름엔 물놀이도 하고, 겨울에는 엄마랑 함께 만두도 해 먹었지요. 집에 콩 박혀 잘 놀 줄 모르던 저에게도 방학은 ‘신나는’, ‘기대되는’ 기간이었습니다. 물론 개학 전 일주일부터는 밀렸던 일기랑 탐구생활을 하느라 힘들기도 했지요.

 

방학은 뭘까요? 한자의 뜻을 살펴보니 放學, 공부를 잠시 놓는 시간이라고 합니다. 공부 뿐 아니라 아이들이 지친 일상에서 벗어나 아이들 본연의 모습을 되찾도록 살펴주시는 건 어떨까요? 어린이놀이운동가이신 편해문 선생님은 <아이들은 놀이가 밥이다>라고 하십니다. 방학만이라도 아이들이 놀이밥을 잘 먹고 건강한 아이들로 자라기를 바라봅니다. 방학만이라도 아이들에게 ‘신나는’ 기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서울진관초 교사 권다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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