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감과 인정하기

윤보영

보건복지부 서기관, 시인

“내가 이렇게 사회활동을 할 수 있게 된 것은 장애가 된 나 자신을 빨리 인정했기 때문입니다”

대학을 다닐 때 난간에서 떨어지는 사고를 당해 하반신마비를 당한 장애예방강사 김현철(가명) 군이 강의를 잘 한다는 얘기에 대답한 말이다.

2012년 현재 전국 등록장애인이 250만명이고, 등록하지 않은 사람까지 합하면 거의 10명 중 한 명이 장애인이라고 주장하는 학자도 있다. 더군다나 장애인의 90%가 후천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누구나 장애인이 될 수 있는 환경에 살고 있다.

필자는 그동안 장애인 업무를 다년간 담당해 오면서 장애인을 많이 만났고, 또 사고를 당한지 얼마 되지 않은 장애인도 여럿 접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확인한 공통점은 스스로 장애를 인정하고 장애인으로서 장래를 새롭게 설계한 사람은 비장애인들처럼 사회생활을 잘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동안 제도적 여건도 많이 정비되었다. 2008년부터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었고, 장애인 고용을 지원하거나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가 제공되는 등 다양한 제도적 뒷받침이 이루어지고 있다.

얼마 전 시각장애인이 판사가 되어 언론에 보도된 적이 있다. 또 한 팔 없는 장애인이 체육교사가 되고, 청각장애인이 카페 종업원을 하거나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장애인이 보험 모집 왕이 된 사실은 장애를 극복할 수 있는 환경만 제공된다면 얼마든지 장애인도 비장애인처럼 활동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준 좋은 사례다.

지금 정부와 지자체, 공공기관과 민간기업 등은 직·간접 차별을 해소하기위해 노력 중이다. 따라서 장애인도 변화된 환경에 스스로 적응해서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 나가야 한다.

그렇다고 재활치료를 그만두라는 의미는 아니다. 재활훈련을 꾸준히 받되 마음의 치유, 즉 자신감을 갖고 당당하게 생활할 수 있는 의지를 바탕으로 비장애인과 동등한 입장에서 사회생활을 하기 위해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지금도 어디선가 장애로 인해 스스로를 확대하거나 미래를 포기하고 고통으로 지내는 장애인이 있다면 하루빨리 장애를 인정하고 앞으로 살아갈 일을 먼저 설계하는데 그 고민을 투자하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