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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전진호] 사회복지계 소셜미디어 활용지수는 몇 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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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20-07-16 오전 9:37:01 |
사회복지계 소셜미디어 활용지수는 몇 점?
전진호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SNS(Social Networking Service)가 화두로 등장하면서부터 요즘처럼 ‘소통’이라는 단어가 사회전반에 걸쳐 많이 사용된 때도 드물지 않나 싶다.
SNS가 이렇게 활화산처럼 타오를 수 있었던 데는 공통의 관심사를 갖고 있는 이들과 느슨한 관계를 유지하며 손쉽게 접촉하며 이야기 나눌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일상에서는 만나기 힘든, 예를 들어 연예인이나 정치인, 기업 대표 등과 동등한 눈높이에서 대화 나눌 수 있는 재미와 자신의 힘으로 사회 담론이 변화하는 과정을 눈으로 목격한 대중들의 폭발적인 관심 때문으로 풀이할 수 있다.
물론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을 잘 활용해야만 소통을 잘하는 것도 아니고, 절대적인 것도 아니다. 이미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의 플랫폼 대신 구글플러스를 활용하는 이들이 상당하고, 최근에는 핀터레스트라는 새로운 플랫폼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즉 어떤 공간에서 이야기 나누는 것보다 어떤 상대와 어떻게 소통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우선돼야 한다는 뜻이다.
이런 점에서 봤을 때 최근 불거진 사회복지기관 평가지표 상에 SNS 활용여부를 반영하려 하는 등 점수를 매기거나, 지나치게 간섭하고 관리하려는 움직임은 크게 잘못됐다고 밖에 볼 수 없다. SNS에 대한 오해다. SNS를 홍보의 도구로 보느냐, 소통의 도구로 보느냐에 대한 관점차이는 분명 있을 수 있고, 더욱 의견을 모아야 할 때다. 또 사회복지기관이 SNS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지역사회와 소통하고 있는 사례도 이미 많다. 하지만 이를 점수로 반영하려는 처사는 마치 사람들을 일렬종대로 모아놓고는 ‘너희들 왜 소통을 안하는거야! 소통하라고!’하며 윽박지르는 것처럼 느껴진다.
보수교육이나 자체교육을 통해 활용법도 배웠음에도 불구하고 SNS의 본질과는 거리가 먼 반응들이 속출하는 이유는 뭘까. 아마도 트렌드에 둔감한 경직된 분위기와 폐쇄적인 구조 등도 작용했겠지만, 결국 소통을 위한 SNS로의 활용을 적극 독려하고, 교육시켜야 할 관리자들의 이해부족이 가장 큰 원인 아닐까.
SNS를 통한 ‘차원이 다른’ 네트워크 연결을 경험하고, 이를 통해 재미있게 활용하고 있는 사회복지종사자들은 현장으로 나가서 대중들과 만나는 것만큼이나 트친(트위터 팔로워), 페친(페이스북 친구)들에게 알리고 호응을 이끌어내는 행위가 다른 방식의 소통구조라고 강조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회복지기관에서 ‘농땡이’로 간주하는 분위기가 팽배한 것은 이를 방증한다.
이 때문에 극단적인 예이지만, 개인의 SNS를 감시당하고 있다는 사례가 비일비재하고, 조직과 주변 네트워크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는 이유로 질책 받고 SNS 활동을 접거나, 자신의 신분을 숨긴 계정을 만들어 활동하는 웃지 못 할 일들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대세’라는 이유로 SNS 계정 만들기를 강요하지만, ‘또 다른 버전의 홈페이지’ 수준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관리가 안 되거나, 책임만 줬지 권한을 안줬기 때문에 물어도 대답 없는 ‘소통 제로’ 기관 계정이 속출하는 데 있다. 기관 SNS 운영을 위한 가이드라인조차 없는데 운영하라고 강요하고, 이를 실적으로까지 반영하겠다고 하면 필연적으로 올라오는 글은 기관 홍보에 대한 이야기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런 계정에 관심 갖고 반응할만한 네트워커가 몇이나 있을까.
다시 말하지만, 트위터 등이 한국사회를 강타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계급장 떼고’ 소통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SNS는 사회복지계의 인프라를 무한대로 넓힐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블루오션의 세계를 선입견이나 무지 때문에 날려버리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소통은 아주 작은 것부터 시작한다. 내 마음을 열지 않으면 절대 상대방도 열지 않는다. 또 하나! 아무리 옆에서 맛있다고 이야기해도 본인이 직접 먹어봐야 아는 것처럼, 많은 이들이 직접 먹어본 후 ‘달다, 쓰다’, 평가와 방향이 설정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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