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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윤보영]따뜻한 커피 한 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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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20-08-05 오후 8:30:56 |
커피처럼 따뜻한 세상 만들기
윤 보 영 보건복지부 서기관
‘듣지도 못하는 제가 만든 커피 궁금하죠?’ 올해 초 중앙일보(‘12. 2.21)에 실린 황진(33세) 바리스타 관련 기사 제목이다. 공무원이면서 신춘문예 당선을 통해 커피시인으로 활동하는 나는 강의 시간에 이 기사 내용을 자주 소개하곤 한다.
‘듣지도 못하는데 어떻게 커피주문을 받을까?’ 궁금할 수도 있겠지만 황진 바리스타가 장애를 장애로 여기지 않고 근무할 수 있었던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황 바리스타가 처음 입사했을 때 카페 대표는 수화 학원에 등록해서 간단한 수화를 먼저 배웠고, 글씨와 몸짓까지 더해 전혀 어려움 없이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었다. 황 바리스타 역시 듣지는 못하지만 밝은 표정으로 손님들에게 친절하게 응대해서 사랑을 듬뿍 받는다는 내용이다.
시각장애인들이 전문카페를 운영하고 있고, 또 이처럼 청각장애인도 카페에서 바리스타로 근무하는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 장애인에게도 단지 불편에 불과한 장애가 장애로 느껴지지 않는 환경만 만들어 준다면 얼마든지 비장애인처럼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 아름답게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다.
앞에서도 소개했듯, 커피시인으로 더 알려진 나는 지난 8월부터 매일 아침 커피 시 한 편씩을 인터넷을 통해 독자들에게 제공해오고 있다. 이 과정에서 많은 독자들이 커피 시(詩)를 마시며 행복해하고 있고, 이제 커피 시(詩)를 배달할 때마다 백여 명의 독자가 반응해주는 느낌커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요즘은 커피가 대세다” 라는 말을 가끔 듣는다. 많은 커피 전문점이 새롭게 문을 열고, 사람들이 일상처럼 커피를 즐겨 마시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렇게 보편화된 커피처럼 장애인에 대한 인식도 개선되어 누구나 편하게 활동하고 생활할 수 있는 편리한 환경이 만들어 졌으면 좋겠다.
내년 8월까지 매일 아침 독자들에게 행복커피 한잔 씩 배달하는 일은 계속될 것이며, 기회가 된다면 황진바리스타가 근무하는 뉴스 속의 카페나 시각장애인들이 운영하는 카페에서 독자 만남 행사를 한번 가지고 싶다. 그 자리에서 장애는 단지 불편일 뿐 그 불편이 바리스타처럼 정확한 의사전달이 필요한 직업까지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독자들에게 직접 보여주고 싶다.
많은 눈이 내렸고, 그 눈이 다 녹기 전에 기온이 내려가 아직 눈이 곳곳에 쌓여 있다. 녹지 않고 쌓인 눈처럼 어딘가에서 ‘장애인이 뭘!’하는 식의 잘못된 인식 때문에 싸늘한 환경에서 지낼지도 모를 장애인을 생각하면 마음이 차다. 그러한 환경을 만든 사람들에게 따뜻한 커피 한잔 권하며 들려주고 싶은 말이 있다.
“우리, 커피처럼 따뜻한 세상 만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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